우선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연거퍼 2년째 수상한 조선족여성회의 어린이합창단 (금년에는 샘물어린이학교)에게 축하를 드립니다. 누구보다도 가장 마음이 뿌듯한 것은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그냥 편하게 일본어로 살면서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식들한데 꼭 민족의 언어(조선어/한국어) 부모국적의 언어(중국어)를 고집하며 배워주려고 힘써왔던 부모님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나라가 뭔지, 민족이 뭔지, 부모들은 왜 일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일상 대화를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일본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무대에 올라 수많은 피부색(흑색, 백색, 황색 …) 관중들 앞에서 연출을 했다는 경험은, 앞으로 그들이 셈이 들고 세상을 나섰을 때, 마음의 장벽을 쉽게 뛰어넘어 온 세상과 다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참가후기는 뒷부분으로 미루고, 우선 어제 국제홍백가요제에서 어린이들의 절목 동영상을 공유해봅니다.
그리고 아래는 동경 국제홍백가요제 수상식 장면입니다. 그 많은 팀 중에서 세 팀밖에 상을 수여하지 않는데, 용케도 그 중의 한팀으로 수상을 받은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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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는 첨으로 참가해본 자의 관점으로 국제홍백가요제에 대한 느낌을 두서없이 정리해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시각이라 잘못 이해한 부분도 있겠지만, 애기를 돌보느라 바빴던 선생님들, 앞뒤로 뛰어다니며 수고하신 부모님들, 참가는 못했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궁금증을 푸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혹 잘못된 묘사를 발견하셨다면 코멘트나 메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동경 국제홍백가요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엄숙할줄로 알았는데 생각밖으로 자유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좌석에 관해서도 특별한 좌석배치가 없이 관중들 자유롭게 앉을 수 있고, 심사원과 귀빈석도 원래의 지정한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이동했었으며, 특히 모든 시합절목이 끝나고 조직자측에서 나와 참여인원들을 소개하고나서 같이 사진찍는 대목도 원한다면 누구나 다 자유롭게 올라가 사직을 찍을 수 있다던가, 또 특별게스트 절목후에 모든 사람이 다 무대에 올라가 춤을 출 수 있는 절목을 준비했다든지… 보통 일본에서의 의 음악회나 활동에서 볼 수 있었던 잘 짜여지고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축제와는 달리, 자유롭고 편한 축제였다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름대로 그 원인을 분석해보았습니다. 우리가 익숙해있던 환경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과 하나가 되려면 우리의 고정적인 습관이나 관념을 뛰어넘지 않으면 안됩니다. 고정적인 틀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가치관들을 인정해주고, 그런 문화들과 협력하다보면 어느샌가 나 자신의 얽매어 놓았던 고정적인 관념들도 점점 얇아지는 것 같습니다. 몸은 일본에 있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에 제한되지 않고 더 넓은 세상과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념들이 쌓아놓은 담들을 무너뜨려 보다 더 자유롭게 세상과 오고갈 수 있는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그것은 비록 성장한 배경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고 심지어 언어도 다르다 하더라도, 우리의 마음속에는 서로 통하는 뭔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언어를 몰라도 문화를 몰라도 이때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이라도 함께 흥겹게 손에 손잡고 무대에서 춤을 출 수가 있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은 마지막부분에 특별게스트 팔래스티나 무용팀과 함께 관중들이 올라가서 춤을 추는 모습입니다. 만약 사람 사는 마을마다 이렇게 서로 흥겹게 만나서 춤출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가요. (춤 한곡 끝나고 사람들이 흥이 가셔지지 않아 다음곡을 기다리는데 시간관계로 강제적으로 마쳤다는 ㅋㅋㅋ)
첨으로 국제홍백가요제에 참가해보는 것 만큼 느낌 또한 새로운 점이 많았고, 또 기대했던것과 다른 점들도 많았습니다. 그러길레 만약 즐겁게 참가하려면 모든 기대를 없애버리고 빈 마음으로 참가해야 한다는 말이 도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혹은 이와 비슷한 말로 결혼하기전에는 쌍불 켜들고 보다가 결혼후에는 눈을 반쯤 감아야 한다 라는것도 같은 도리가 아닐까요.
첫번째로 생각했던것과 달랐던 점은 빈 자리가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첨에 스탭으로부터 자리는 마음대로 앉을수 있습니다 라고 해서 그럼 좋은 자리 다 뺐기지 않을가 싶어 한시간반 전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는데 알고보니 그건 정말로 쓸데 없는 짓이었습니다. 4시 시작시에는 그나마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점점 연출이 진행되면서 절목을 마친 사람들이 떠나가고 더러 일부는 자리를 비워놓고 나가서 아예 잡담들을 즐기다보니 마지막 시상식에는 거의 의자사이로 달려다닐수 있을정도로 비어있게 되었다는 ㅋㅋㅋ
두번째로 놀라웠던 것은, 절목들은 거의 다 노래와 춤이었는데, 생각밖으로 수준의 격차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새까마까만 외국인이 나와서 일본노래를 부르는데 얼마나 포뚀우를 심하게 하는지, 그 많은 관중들 앞에서 노래를 한다는 용기에 놀랐습니다. 물론, 수준이 형편없는 절목이 있는 반면, 아주 흥이 나는 수준높은 절목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인들이 팀으로 묶어 부른 小苹果, 이건 정말로 흥도 나고 활기도 넘치고, 관중들의 호응도 불러일으키고 해서 우리 코풀래기 꼬맹이들의 절목보다는 더 멋있는, 그래서 이게 혹시 일등하지 않을가 기대했었는데 생각밖으로 탈락했다는… 절목도 재미있어서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이밖에도 어느 나라인지 알수 없지만 엄청난 노래실력을 보이는 팀도 있었습니다. 그 팀도 아쉽게 수상을 하지 못했지만, 정말 장난이 아닌 실력, 평가심사원들이 뭘 보고 평가를 했는지 의문을 가지는 참여자들도 많을것 같습니다.
저의 이해는 이렇습니다. 전 세계를 향해 문을 열고 모든 문화가 다 함께 교류할 목적으로 만든만큼 너무 상장이나 등수에 신경을 쓰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다고 봅니다. 표준이나 심사라는 것은 한가지 기준에 따르지 않으면 안되는데, 이렇게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모여 각자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였을 때, 우리가 아주 극한된 편면적인 표준만으로 모든 것들을 합당하게 평가할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각자의 부동한 부분을 음미하며 감상하는 마음으로 함께 어울려 동경이라는 곳에서 다양한 세계의 문화를 보는 장소를 다같이 만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모든 참여자 한명한명이 소중하고 귀하며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조금 적응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라면, 참가자의 년령대와 지역이 너무 넓어서 차분한 마음으로 모든 절목들을 보기에는 소화불량에 걸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리기로는 우리 조선족 어린이처럼 세살난 애들도 있었고, 어른이기로는 나이가 꽤 많아보이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역적으로도 아세아,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같지 않은 피부색들의 사람들이 등장하여 다양한 악센트로 노래를 했고, 노래의 절주도 우리가 좋아하는 小苹果같은게 있는가하면 전혀 상상을 초월하여 듣지도 못했던 어느 지역의 음율들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우리가 개인 독창회나, 일본의 어떤 노래 절목을 보듯이 첨부터 끝까지 한가지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닌 꽤 범위가 넓어 어떤 절목은 잘 소화가 되지 않는 상당히 인내심이 필요한 무대였던것 같았습니다.
이런 다양한 쟝르에 다양한 문화발표를 용케도 123등 매겨냈다는 심사위원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었고, 그 123속에 우리 어린이들이 들어가 있다는 것도 참으로 가슴이 뿌듯했고, 중국어와 한국어로 발표를 한 어린이들을 보면서 그럼 나는 무슨사람? 이라는게 저의 마음속의 질문이었습니다. 어린애들에게 우리말 배워준다고 하지만, 그럼 우리말이 중국말일가 한국말일가? 라는게 아직도 저에게는 답이 모호한 질문인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일본에는 이런 애매모호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래서 이런 국제홍백가요라는 무대가 있게 된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활동에서 장관상을 받은 그 여자애도 결국은 영국아버지와 일본어머니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그 애는 영국애일가 일본애일가? ㅋㅋㅋ 가장 적절하고 틀림이 없는 답은 “지구인”이 될것 같습니다. 내가 한국인이냐 중국인이냐 일본인이냐 라고 애가 물어본다면, “너는 아세아인, 나아가서 지구인이다”라고 나중에 애가 크면 답해주고 싶습니다.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제일 마지막에 모든 관중과 연출자가 함께 부른 노래이름이 “We are the world”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시한번 느껴보는 너무나 멋있는 곡이라서 그 가사를 여기에 몽땅 올려봅니다.
We are the world
우리는 모두 한가족입니다.
There comes a time When we heed a certain call
우리가 분명한 부름을 새겨 듣을 때가 왔어요
When the world must come together as one
이제 이 모든 세계가 하나로 합해져야 할 때가 온거예요
There are people dying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And it’s time to lend a hand to life
지금이 바로 구원의 손길을 건네줄 때에요
The greatest gift of all
모두에게 가장 위대한 선물을 말이죠
We can’t go on pretending day by day
우린 매일같이 더 이상 위선의 모습만 보일 수는 없어요
That someone,somewhere will soon make a change
누군가가,어딘가에서 머지 않아 변화가 일어날겁니다
We are all part of god’s great big family
우리 모두는 한결같이 신의 거대한 가족의 일원이랍니다
And the truth, you know love is all we need
여러분도 알다시피,우리 모두에게는 진실과 사랑이 필요한겁니다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so let’s start giving
우리 모두는 하나(한 가족)입니다 우리 모두는 똑같은(신의)한 자손들입니다
우리 모두는 더 밝은 미래를 만들 역군들인겁니다
그러니 이제 나누어주기 시작합시다
There’s a choice we’re making we’re saving our own lives
우린 지금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우린 우리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 있는겁니다
It’s true we’ll make a better day just you and me
바로 당신과 나 우리가 진정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겁니다
Send them your heart so they’ll know that someone cares
그들에게 당신의 마음을 보내 주세요
그럼 그들은 누군가에게 자신들을 보살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겁니다
And their lives will be stronger and free
그리고 그들의 생명은 더 강해지고 자유로워질거구요
As God has shown us by turning stones to bread
신은 우리에게 돌을 빵으로 바꾸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So we all must lend a helping hand
그러니 우리 모두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줘야합니다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
우리 모두는 하나예요 우리 모두는 한 자손입니다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so let’s start giving
우리 모두는 더 밝은 미래를 만들 역군들인겁니다 그러니 이제 나누어주기 시작합시다
There’s a choice we’re making we’re saving our own lives
it’s true we’ll make a better day just you and me
우린 지금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우린 우리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 있는겁니다
바로 당신과 나 우리가 진정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겁니다
When you’re down and out, there seems no hope at all
당신이 빈털털이가 되어 쓰러져 있을 땐 전혀 아무런 희망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요
But if you just believe there’s no way we can fall
하지만 우린 결코 쓰러질 수 없다는 진실을 믿어주기만 한다면
Well,well,well,well let us realize that a change can only come
그래요,그렇다면 분명히 어떤 변화가 꼭 올 수 있을거라는 사실을 우리 같이 실감해보자구요
When we stand together as one
바로 우리가 하나되어 함께 서있을때 말이죠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so let’s start giving
there’s a choice we’re making we’re saving our own lives
it’s true we’ll make a better day just you and me
우리 모두는 하나예요 우리 모두는 한 자손입니다
우리 모두는 더 밝은 미래를 만들 역군들인겁니다 그러니 이제 나누어주기 시작합시다
우린 지금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우린 우리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 있는겁니다
바로 당신과 나 우린 진정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겁니다.
시상식후 부른 마지막 테마송부분만 뽑은 동영상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후대들이 일본땅에서 성장하며 남다른 장끼를 가지고 있으면서 당당하게 주변과 더불어 축제를 즐길 수 있듯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서로의 다른점들을 음미하고 감상하면서 지구인가족의 일원으로서 같이 팔짱끼고 춤을 추며 살아갈 수 있는 하나되는 세상을 그려봅니다. ^^